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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 준우, 준영 형제의 행복한 말레이시아 생활
-엄마의 멋진 교육 철학이 평범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해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번쯤은 우스갯소리인걸 알면서도 “혹시 우리 아이 영재 아니야?” 의심을 하곤 한다. 똑똑한 아이가 모든 부모들의 바람이라서 그런가? 그러나 실제로 영재인 자녀를 둔 경우, 아이의 타고난 두뇌를 기뻐하는 것 외에 이를 어떻게 발휘하도록 해야 바르게 키우는 것인가가 부모의 큰 책임으로 다가올 듯싶다.

 

기러기 가족으로 엄마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조기 유학을 온 영재 윤준우, 윤준영 군의 말레이시아 적응기를 들어 본다. 준우는 만 세 살 때 한 대학에서 실시한 영재 프로그램에 최연소로 합격하고, 두 살 터울의 동생 준영이 돌잔치를 기념해, 전문 큐레이터들도 놀랄 정도의 그림과 조형물로 꼬마 개인전을 열어 화제가 됐던 아이다.

 

당시 준우의 아이큐(IQ)는 151이었다. 이후 그 이야기가 신문에 게재되고, MBC 화제 집중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등 유명세를 탔던 준우는 주변에서 모두들 권유하는 영재 교육을 뒤로하고 평범한 아이의 길을 걸었다.

 

한편 준우 엄마 이은미 씨는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영재 교육 과정의 12살짜리 천재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법을 모른다며 운동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장면을 봤을 때 그 아이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단다. 이때 ‘영재로 키울 것이 아니라 행복한 아이로 키우자’라는 엄마의 고집스런 교육 철학이 생겼다.

 

이은미 씨는 “아동 모델, 학습지 모델 등 각종 모델 제의뿐 아니라 이웃 엄마들로부터 아이의 천재성에 대해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며 “준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고마웠지만 나름 힘들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평범하고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던 그녀는 자는 시간, 먹는 시간, 노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유치원을 싫어하는 아이를 유치원 대신 동네 놀이터에서 놀게 해 줬다. 또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대낮 놀이터는 준우와 준영 형제의 독점이었다. 이를 본 한 아파트 주민이 아이의 교육을 등한시하는 부모가 있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가 쉽지 않다며 웃는 이은미 씨. 문자 중독을 염려할 정도로 아이들은 책벌레였다. 그뿐 아니라 방의 벽은 두 아이의 그림 그리는 공간이었다. 아이들은 방바닥에 가득 종이를 펼쳐 줘도 모자라 벽까지 공룡 그림으로 가득 채우곤 했단다.

 

유치원뿐 아니라 학원도 다녀 본 적이 없는 준우는 영어로 수업하는 대구국제학교에 입학했다. 그동안 영어 교육이 전무했던 아이는 입학 후 1개월 반 동안 펑펑 울기만 했단다.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 3년까지 이곳에서 공부한 준우는 원어민 못지않은 영어를 구사하는 상태에서 지난 2014년 9월 말레이시아로 조기 유학을 왔다. 이는 2012년 중국에서 개최된 유엔 주최 세계평화의 날 기념행사인 아동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준우와 준영 형제가 금상을 받아 한국 대표로 참석하면서 만나게 된 한 귀빈의 ‘중국어’에 대한 권유 때문이었다. 집안 어른 모두가 미국 유학을 권유했으나 중국어와 영어를 함께 배울 수 있는 말레이시아로 유학지를 정했다.

 

이은미 씨는 MM2H로 거주 비자를 받고, 중국계 초등학교 4학년으로 입학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말레이시아에 와서 몇몇 유명 중국계 초등학교가 한국인 학생의 입학을 더 이상 허락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더구나 한국에서 갓 온 준우는 이미 4학년이라 중국어로 교육 받을 수 없다며 단호하게 입학을 거절했다.

 

이은미 씨는 준우를 앞세워 푸트라자야 교육부를 찾았다. 결국 교육부 레터를 받고서야 학교는 조건부로 준우의 입학을 허락했다. 적응하지 못하면 3개월(?) 내 자퇴한다는 조건이었다. 2015년 1월 순진(Tsun Jin) 초등학교 입학 첫날 교장은 교육부의 지시로 입학은 허가했지만 중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아이들이 힘들어 스스로 그만둘 거라며 넌지시 준우 엄마를 꾸짖었다.

 

학교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퇴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교과서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일주일 후 치른 수학과 과학에서 두 아이 모두 뛰어난 성적을 보이자 자퇴라는 말이 쑥 들어갔다.

 

교과서도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의 수업은 두 아이에게는 쉽지 않았다. 질문에 답을 하면 맞혔다고 시기를 하고 못 알아들으면 무시를 했다. 그러다 첫 정규 시험에서 준우가 반에서 일등을 했다. 교사들은 시험지의 재검증을 요청했다. 믿을 수가 없었던 거다. 중국어와 말레이어로 시험을 치르는 정규 시험에서 입학한 지 4개월 만에 반에서 일등을 했으니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다.

 

곧 포기할 거라 여겼던 한국인 형제가 이 학교에서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이다.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던 교사들과 왕따를 시키던 아이들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많은 한국 아이들이 중국 아이들의 텃세를 견디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중국계 현지 학교에서 준우, 준영 형제의 이야기는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준우를 ‘한국에서 온 괴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해 영어 에세이 교내 대회에서 우승한 준우는 이어서 중국어로 치르는 첫 국제 대회인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준우, 준영 형제의 또 다른 별명은 ‘수학 천재’다. 순진초등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두 형제 모두 학교 대표로 싱가포르, 미국, 호주에서 열린 수학 국제올림피아드에 참석해 매번 입상의 영광을 차지해 순진초등학교의 자랑이 됐다. 학교 친구들은 방학만 되면 한국에 가 보고 싶다고 부모에게 떼를 썼고 개학하면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순진초등학교 이사회는 3명의 교사에게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품성으로 자라게 하는 한국 교육 시설을 돌아보고 오도록 한국행 여행 경비를 대 주기도 했다.

 

학교는 이 아이들을 ‘한국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었다. 영어 에세이 대회, 말레이 에세이 대회, 중국어 에세이 대회에서 모두 1등을 해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언어와 수학뿐이 아니었다. 각종 미술 대회에서도 놓치지 않고 상을 받았고 심지어 형 준우는 중국 요요인 전국 저링대회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1등을 하기도 했다. 두 아이는 국제 대회와 교내외에서 많은 상을 받았는데, 준우는 5~6학년 2년간 학년장으로 친구들을 이끌었다.

 

따뜻한 아이, 아름다운 형제라는 자랑스러운 별명도 생겨났다. 준우가 최우수 졸업생으로 선정돼 수상하게 되자, 교장은 준우와 준영이가 단순히 공부를 잘해서만 유명한 게 아니라며 형제애가 두텁고 마음이 선하고 아름다운 리더십을 가진 품성 좋은 아이들이라서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학생 받기를 꺼려 했던 순진초등학교는 올해 총 7명의 한국 학생들을 받았다고 했다. 준우, 준영이 때문이라고 말한 교장은 너희가 얼마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는지 아느냐며 칭찬했다.

 

올해 준우는 초등학교 졸업시험인 UPSR(Ujian Pencapaian Sekolah Rendah) 성적 우수 장학생으로 개교 110년 역사의 말레이시아 최우수 명문 중국계 사립 중고등학교인 콴칭(Kuen Cheng)에 입학했다.

 

외국인으로는 1908년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입학하자마다 교사가 찾아와 교내 수학 영재반에 들어올 것을 권유하는 등, 중화사상이 득세하는, 해마다 최우수 사립 중고등학교로 선정되고 있는 콴칭중고등학교에서 한국인 준우는 또다시 화제의 인물이 됐다.

 

2천여 명의 재학생과 교사들이 선정하는 학생회 1학년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준우는 중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수업하며 말레이어를 필수로 하는 이 학교에서 영어 조교로도 활동하고 있다.

 

처음 치른 토플 주니어 스탠다드(TOEFL Junior Standard)에서 885점을 맞은 그는 친구들의 요청으로 일주일에 한 번 봉사로 한국어반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준우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시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가도 되고 싶고, 판검사도 되고 싶단다. 요즘은 전 세계를 다니면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외교관이 되고 싶은 생각도 있단다. 사계절이 있는 한국이 그립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이곳에서 많은 좋은 친구들을 알게 돼서 좋다는 준우는 엄마 이은미 씨가 원하는 그런 평범한 행복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막 기어 다니기 시작하던 생후 6~7개월경, 눈만 뜨면 엉금엉금 기어서 책을 끌고 오던 아이를 엄마는 첫아이라 누구나 그런 줄 알았단다. 그런데 말을 시작하면서 아이의 기억력이 범상치 않았다. 한번 보면 다 기억을 해내고 2살 때 혼자 한글을 터득하고 책에 빠지고 그 내용을 다 기억해내는 아이를 보면서 그녀는 그 기억력이 무섭기까지 했다고 전한다. 영재인 아이를 평범하고 행복한 아이로 키우겠다는 그녀의 고집은 아름답게 열매를 맺어 가고 있는 듯하다.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유네스코에 준우와 준영이의 이름으로 기부를 시작한 게 9년이 넘었다. 노력하지 않고 받은 세뱃돈을 해마다 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보내고 있는 것이다.

 

두 아이를 데리고 휴일마다 말레이시아 골목 투어를 하는 것도 2년이 넘었다. 골목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을 가지고 각 민족들 고유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준우네 가족은 보물섬이라고 부른다.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탁월함을 다른 친구들을 돕는 일로 쓰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크는 준우와 준영이는 행복한 아이들이다.

 

우리아이들 인터뷰(63) 준우 준영.jpg

윤준우, 준영 형제가 좋아하는 많은 책들과 상장, 트로피를 배경으로 다정하게 한 컷.

 

우리아이들 인터뷰(63) 영재 준영이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 그린 책.jpg

윤준영 군이 그동안 직접 제작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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